다정하게 지냈던 안씨가 생각났다. 차 한 잔 나누고 싶어 그녀에게 전화를 걸었다. 정말이지 몰낸 만의 만남이었다. 그녀는 느닷없이 나를 보는 순간 예상치 못한 충격적인 말을 꺼냈다. “나, 당신 하나님께 고발할 것에요!”
고발이라니? 그것도 전능하신 하나님께! 그녀는 나의 놀람도 아랑곳하지 않고 정색을 하며 말을 이었다. “다른 사람들에겐 교회 다녀 보란 소리를 곧잘 하면서 왜 나한테는 단 한 번도 그런 말을 하지 않았어요? 이 다음에 내가 죽어서, 심판대에 선다면 당신을 고발할 것에요. 나에게 하나님을 소개하지 않은 김순애씨를 말이에요.”
나는 그 상황을 아주 웃긴다는 표정을 지으며 웃어넘겼지만, 마음 한구석이 서늘해져 옴을 느꼈다. 내가 왜 그녀에게 하나님을 믿으라고 전도하지 않았던가! 집으로 돌아오는 길 내내 “나, 당신을 하나님께 고발할 거에요!”라는 말이 귓전에서 맴돌았다.